2009 한국 여행기 <2>
<서천으로 2>
버스가 낮은 산으로 향해 오르막길을 올라가다가 길가에 자동차가 많이 주차돼 있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곧 한산모시문화제 장소에 도착했다. 사람들이 많이 와 있었다. 관광버스도 와 있었다.
입구에 있는 안내소에서 안내서를 받으면서 안내원에게 돌아가는 버스 시간을 물어 보니 안내소 안쪽에서 할아버지가 나오셨다. 마치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던 듯한 미소를 지으시면서.
그 할아버지는 일본어 통역 안내원이셨다. 일본 사람이 오면 안내할 수 있도록 안내소에서 대기하셨던 것 같았다. 우리는 뜻밖에 공짜로 안내해 주시는 할아버지를 만나서 '오늘은 운수가 좋은 날이구나......' 하면서 구경을 시작했다.
그 날은 날씨가 아주 좋았다. 맑지만 너무 덥지 않고 시원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입구 근처에는 모시풀밭이 있었다. 모시풀을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잎이 깻잎과 비슷한 모양이었다.
모시는 모시풀의 잎이 아니라 2m정도 라란 줄기로 만들어진 것이다. 먼저 칼로 줄기를 가늘게 쪼개고 물에 담가서 태모시라는 섬유를 만든다. 놀라는 것은 그 다음 단계다.
지붕이 있는 걸상 위에 할머니들이 앉아서 태모시를 입에 물면서 뭔가를 하고 계셨다. 이 작업은 째기라고 한다고 했다. 태모시를 이로 반으로 째고 또 반으로 째고 그렇게 섬유를 아주 가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짼 모시를 무릎에 대고 실을 꼰다. 이 작업은 삼기라고 한다. 이렇게 할머니들의 입, 손, 무릎으로 모시실이 만들어진다. 모시실이 가늘면 가늘수록 가는 모시를 짤 수 있다. '잠자리날개' 라고도 불리는 가느다란 모시는 아주 비싼 가격으로 거래된다.
째기와 삼기를 하고 계시는 할머니들의 모습을 보니 한산모시가 왜 이렇게 비싼 것인지 납득이 갔다. 모시실 한 가락 한 가락에 할머니들의 마음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훌륭한 전통 공예를 이어가려고 하는 젊은이들은 적다고 한다. 일본도 그렇듯이 배우기 힘들고 많은 수련이 필요한 일에는 한국의 젊은 사람들도 들어가기가 어려운 것 같다.
하지만 누군가가 그 전통을 이어받아서 아름다운 모시를 영원히 남겨 주면 좋겠다.
【今日の単語】
운수가 좋다 運がいい
모시 モシ、苧(からむし)で織った布 모시풀 植物としての苧
쪼개다 裂く 째다 裂く
걸상 縁台 실을 꼬다 糸を撚る
※ モシに関しては「2009韓国旅行(2)」の写真を見てください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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